지금 제주는.....

테왁

海棲人 2022. 6. 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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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은 한림읍에 있는 https://place.map.kakao.com/27270361 우리뜰 식당의 주인 아주머니의 솜씨로 만든 테왁소품이다. 

만듬새가 너무 좋아 어찌 만들었냐고 물으니 원래 당신도 비양도 해녀였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보기에는 제주에서 만듬새가 가장 나은 테왁소품이라고  하니 선뜻 선물을 준다. 

테왁

테왁’은 해녀들이 작업할 때 사용하는 둥근 박으로 ‘두렁박’이라고도 하며, ‘큰 박’이라는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식물인 박을 이용하여 제작하였으나 현재는 스티로폼styrofoam으로 만든 것을 주로 사용한다.

테왁은 부력을 이용하여 물에 띄워서 해녀가 가슴에 얹고 헤엄칠 때 주로 사용하지만, 물속으로 잠수하였다가 물 위로 올라와 숨비소리를 낼 때도 테왁을 붙잡고 잠시 쉰다. 테왁 밑에는 망사리를 달아서 어획물을 넣어둔다. 테왁의 크기는 망사리의 크기와도 관련이 있는데, 해산물이 많이 담긴 큰 망사리 속 해산물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크기가 커야만 하였다. 테왁은 바다에서 해녀들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도구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테왁은 본래 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콕테왁’이라고도 불렸다. 박의 제주방언이 ‘콕’이기 때문이다. 테왁의 크기는 보통 높이가 25㎝, 둘레는 90㎝ 정도이다. 하지만 크기가 이보다 작은 것도 있다. 작은 박으로 만든 이런 테왁은 어린 해녀들이 처음 물질을 익힐 때 사용하던 것으로, ‘애기테왁’이라 불렀다. 이때는 채취물의 양이 적고 채취한 해산물의 종류도 지극히 제한적이다.

테왁의 전통적인 제작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을에 잘 익은 박을 타서 꼭지를 따고 구멍을 낸다. 열기가 있는 곳인 부엌 같은 곳에 거꾸로 매달아서 두세 달 그대로 두면 박 속의 물이 마르고 씨와 속의 내용물이 분리되어 나온다. 대막대 등을 이용하여 속이 텅 비게 파내어서 바짝 말린 후 구멍 낸 부분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는다. 막을 때에는 고무풀을 사용하였다.

또한 테왁의 윗부분을 짚었을 때 손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줄을 매어서 다는데, 이때 머리털·미(억새)·신서란·나일론끈 등을 사용하였다. 지역에 따라 만드는 법에 차이가 있어서 제주시 서쪽 편에 사는 사람들은 테왁을 네 갑으로 얽지만, 제주시 동촌 지역에서는 여섯 갑으로 얽는다.

 

1960년대 중반부터 스티로폼을 재료로 하여 둥근 테왁의 크기로 자르고 헝겊이나 포를 이용하여 부서지지 않도록 겉을 싼 ‘스티로폼 테왁’을 사용한다. 근래에는 물질 작업을 하는 장소를 표시함으로써 배와의 충돌 등을 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눈에 잘 띄게 만든다. 지역마다 주황색이나 빨간색 등으로 테왁의 색을 지정하기도 하였다.

콕테왁은 스티로폼 테왁보다 부력이 강하지만 깨지기 쉬운 재질이다. 테왁에 의지하여 작업하는 도중에 바위에 부딪쳐 깨지기라도 하면 자칫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육지 물질을 하는 해녀들은 그해에 번 돈을 테왁 속에 숨겨서 가슴에 안고 고향으로 돌아와 그 돈으로 집안의 대소사를 치르거나 가족들의 학비에 보태기도 하였다. 테왁이 금고 역할까지 한 것이다.

 

테왁은 해녀들이 사용하는 물질 도구이자 물질 작업의 상징이며, 해녀들의 몸을 보호하는 도구이다.

시아버지가 테왁과 망사리를 만들어 시집온 며느리에게 주는 것은 물질의 시작을 뜻하고, 나이든 해녀가 테왁을 없애 버리는 것은 물질 생활을 그만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테왁은 물질의 표상과도 같은 것이고,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것이어서 해녀들은 소중하게 여겼다.

출처 / 고문헌 제주의 해녀(김영돈, 제주도,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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